국내 최대 인디게임 축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5(이하 BIC 2025)’가 화려한 막을 올린 가운데, 새롭게 취임한 주성필 BIC 조직위원장과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 위원장은 조직위원장으로서 맞는 첫 행사라는 표현에 “11년 전 BIC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함께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BIC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앞으로 BIC가 나아갈 방향으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권위 강화’와 개발자들에게 퍼블리싱, 마케팅 등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의 확장’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또한 올해 특히 공을 들인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를 언급하며,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라는 BIC의 근본적인 취지를 지키며 내실을 다져나가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인디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Q. 조직위원장 취임한 이후 첫 BIC 개최인데, 소감을 듣고 싶다.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취임 이후 첫 BIC라고 말씀하셨지만 11년 전, BIC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함께 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 BIC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BIC가 인디 개발자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크게 보면 인디 어워즈와 작품 전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어워즈와 전시 기회 부분에 있어 BIC가 가진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권위를 점점 높여나가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기능적인 면에서도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인디 게임 개발에 필요한 퍼블리싱과 마케팅 지원을 제공해드릴 수는 없지만 이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련해서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고 있다.
아직 잠정적이지만 컬래버레이션의 의미를 담아 ‘BIC X‘라는 컨셉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인디 게임을 메인으로 하고 있지만, 인디 게임을 좋아하고 인디 문화를 즐기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고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Q. 올해 BIC에서 강조하기 위해 힘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인디 웨이브’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게임 컨퍼런스나 개발 기술 관련 세미나는 많지만 막상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컨퍼런스는 부족하다고 판단됐다. 지난 몇 년간 이에 대한 꾸준한 니즈가 있는 것도 확인해서, 예산이 좀 더 들지만 좋은 연사들을 섭외해서 컨퍼런스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시작 선정과 퍼블릭 부스 지원도 전년보다 더 발전됐다. BIC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많지만, 행사가 어워즈 같은 경쟁적 성격을 띠고 있다 보니 참가 기회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대학이나 기관을 중심으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기 위해 집중했다.
BIC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핵심 동력 중 하나는 글로벌한 인지도와 브랜드로서의 권위라고 생각한다. 현재 BIC는 영화제처럼 심사를 통해서 전시작들을 선정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계속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참여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다행히 현재는 아시아권에선 충분히 어필이 됐고, 현재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같은 서구권 인디 게임들도 기꺼이 찾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Q. 인디 컨퍼런스는 상설로 진행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컨퍼런스를 상설로 진행할 계획은 있다. 다만 컨퍼런스 장소와 일정 같은 경우는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 언제, 어디에서 개최하는 것이 더 나을지 고민 중이다. 어떤 식으로든 컨퍼런스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Q. BIC는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이기도 하지만 유저들을 위한 행사기도 하다.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작년까지는 비즈니스 행사와 유저 행사를 따로 구분해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3일 내내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을 바꿨다. 개발자 입장에선 최대한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싶은데, 이틀로는 너무 짧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대로 유저들의 경우는 전시작은 많은데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충분히 행사를 즐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발자들과 유저들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게 양쪽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별개로 유저들이 최대한 행사를 편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여러 부분에서 신경써서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계속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Q.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날짜는 늘었으나 행사 시작 시간이 너무 늦어서 행사 참여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렇게 시간을 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지스타와 비교해보면 BIC는 상업적인 전시회와는 거리가 멀다. BIC는 부스를 유료로 판매하는 전시회가 아니라, 부스를 지어주는 전시회다. 행사가 잘 되어도 행사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 재정적인 한계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선택한 부분이니 불편하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
Q. 올해 슬로건인 ‘매치 유어 인디 스피릿’에 대한 현장 반응이 긍정적이다. 해당 슬로건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A. 서정숙 사무국장: 행사 기간 동안 개발자들과 관람객들에게 최대한 많은 의견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행사가 끝나면 수집된 의견을 모두 확인한다. 여러 의견 중에서도 많이 나온 의견은 무엇인지, 사무국이 생각하는 방향, 추구하는 결과 맞는 것은 무엇인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디 스피릿’을 중심으로 한 슬로건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계속 있었다. 이번에는 특별히 앞 쪽 워딩을 강하게 해서 확실하게 밀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슬로건을 만들었다.

Q. 인디게임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이런 질문에는 늘 동일하게 답변한다. 결국은 생태계의 문제다. 모든 생태계가 그렇듯 게임 생태계 역시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때는 게임 산업이 MMORPG, 모바일게임에 집중되는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게임 산업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생태계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BIC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라면 다양성과 인디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
Q. 행사장의 부스가 장르별로 다르게 그룹화되어 있는데, 그 의도는 무엇인가?
A. 주성필 조직위원장: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끼리 같이 소통하고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 유저 입장에서도 전시되는 게임을 하나하나 미리 알고 오기는 어렵지만, 좋아하는 장르는 확실하게 있지 않은가. 한 자리에서 좋아하는 장르의 다양한 게임들을 만나보고 즐길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이렇게 기획했다.

Q. 전 조직위원장님이 BIC를 부산국제영화제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었는데.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아직은 실무적인 입장이다 보니 구체적인 규모를 말씀드릴 수는 없고 추상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산국제영화제 수준으로 규모를 키울 수는 없다. 단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 산업에서 가지고 있는 권위만큼 BIC의 권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A. 주성필 조직위원장: 제가 생각하기에 조직과 행사가 만들어진 취지, 그 원론적인 부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어야 그 조직과 행사를 오랫동안 영위할 수 있다. BIC와 조직위원회는 한국 게임 산업의 성장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작됐다. 이를 위한 도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고 있고, 그중 하나가 한국 인디 게임 시장을 지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첫 출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앞으로 어떻게 갈지는 모르겠으나, 외연은 넓히되 첫 출발 때의 취지는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영역에서 좋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BIC는 아직 작고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 행사를 왜 여는지, 우리 조직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개발자들을 위해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 이쁘게 봐주시고, 앞으로의 행사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