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ow, 4월 29일 중국 오픈베타 개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중국 운영사인 '더나인'(The9, 第九城)은 4월 9일 Wow의 공식 일정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더나인은 4월 8일 4대 선불카드 유통회사(쥔왕, 징허스다이, 롄방, 즈관) 중 하나인 쥔왕(JUNNET, 骏网)과 카드 판매에 대한 정식 계약을 맺고 10위안, 12위안, 29위안(1위안 = 한화 130원)의 3가지 클라이언트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하였다.
이 발표와 함께 중국의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새로운 기대에 들끓고 있다. 마치 국내에서 Wow가 몰고 왔던 폭풍처럼 말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Wow 패키지 3종 세트
국내에서는 자신이 몰고 왔던 폭풍만큼이나 거센 불매 운동에 부딪혀 잠잠해진 Wow지만 북미, 호주, 유럽 등지에서는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4년 12월 상용화를 실시한 미국에서는 최고 동접 20만명을 돌파해 '에버퀘스트'가 세웠던 15만명의 기록을 경신해 현재까지도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잘 팔리는 PC게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북미에서의 인기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중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불었던 Wow의 폭풍이다.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들은 대부분 한국 시장에서 검증되었던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업계는 지금 Wow가 몰고 올 폭풍에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 기존 강자들 "나 떨고 있니?"
태풍이 상륙했을 때 가장 피해를 받는 것은 누구일까? 바로 원래 자리를 잡고 살던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에서 뿌리를 박고 승승장구하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지금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역시 샨다의 '미르의 전설2'(중문명: 热血传奇)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서 '중국 민족 온라인게임 출판공정'을 선언하고 나선 이래로 점차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들이 외산 게임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이다.
샨다가 퍼블리싱하지 않는 게임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게임인 '뮤'(MU)의 자리를 넷이즈의 '몽환서유'(梦幻西游, Westward Journey Fantasy)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를 엿 볼 수 있다.
중국 주요 온라인게임 동시접속자 추이
그러나 한국에서 외산 게임이 늘 실패해왔던 관례를 깨고 Wow가 오픈베타 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Wow가 중국산 게임이 외산 게임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 Wow의 성공예측, 근거는 이렇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Wow가 성공한다고 예측할 수 있을까?
첫 번째, 낮은 PC 요구사항! 공식적인 Wow의 요구사양은 CPU 800Mhz 이상, 256MB 이상의 램, Geforce 2 이상의 그래픽카드이다. 이 중 중국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그래픽카드로 상해나 북경 등의 대도시에서는 Geforce4가 보편화되었지만 내륙지방의 PC방에서는 대부분 Geforce2를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낮은 PC사양은 중국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두 번째, Warcraft 시리즈와 블리자드의 강력한 브랜드! 중국 PC방에서 '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만큼 Wow는 기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탄탄한 게임의 배경과 분위기를 통해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화제를 몰고 온 블리자드의 명성과 신뢰 역시 유저의 관심을 끌기엔 더없이 좋은 요소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블리자드 효과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던 것처럼 말이다.
세 번째, 개척자들의 입소문! 많은 중국 유저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던 북미나 한국 서버에 직접 접속하여 플레이를 했고 이들이 전파한 입소문이 다른 유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플레이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게시판에 Wow에 대한 리뷰와 견해를 올려 일반 유저를 교육하는 효과까지 낳고 있다.
네 번째 마법, 엄청난 마케팅 비용! 더나인이 비벤디(Vivendi)와 계약한 Wow의 서비스 기간은 총 4년이다. 그리고 더나인은 이 기간 동안 총 1,300만 달러라는 거금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해놓았다.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상용화까지의 시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전문가들은 이 비용 중 대부분이 2005년에 사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얼마 전 중국의 Popsoft 잡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물론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니 만큼 실제와 다를 수 있지만 기타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아직 오픈베타도 실시하지 않은 Wow에 대해 중국 유저가 얼마나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폭풍 속에 숨어있는 함정들
오픈베타가 성공했다고 해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Wow의 앞날에는 어떤 위협 요인이 있을까?
첫째, 상용화로 인한 유저 이탈. 일반적 업계의 기준으로 상용화를 실시하면 보통 유저의 50% 이상이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중국에서 3D 게임을 받아들이는 유저가 얼리어답터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게이머들은 텍스트 머드에서 2D를 거쳐 자연스럽게 3D게임을 플레이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변화를 너무 빠르게 겪었기 때문에 아직 3D에 익숙하지 못한 상황이며 3D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조차도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잠시 테스트만 해보고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둘째, 높은 가격. 더나인은 Wow에 대해 상당히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마케팅 비용 외에도 Wow의 판권을 위해 비벤디에 지불한 자금도 있으며 앞으로의 수익에 대한 로열티도 지급해야 한다. 때문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게임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나는 리니지2에 시간당 0.06달러를 책정했으며 넷이즈는 몽환서유에 시간당 0.05달러를, 샨다는 미르의전설2에 시간당 0.03달러를 받고 있다. Wow의 경우 한국에서 책정되었던 가격과 비교해 보았을 때 다른 게임에 비해 적어도 2배 내지 3배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은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매운동으로 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눈보라가 몰고 올 여파
일단 Wow가 오픈베타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로 많은 중국 온라인게임들이 타격을 받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Wow의 상용화 일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6월 1일 이후에 실시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2달 간 오픈베타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동안 기존 게임들은 많은 유저를 Wow에게 빼앗길 수 있으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도 이 기간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아예 오픈 시기를 늦추는 게임들도 많다. Wow로 인해 높아진 유저의 눈을 만족시키려면 많은 컨텐츠를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29일, 중국 게임계에 눈보라가 불어닥친다
그렇다면 Wow는 중국 업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칠 것인가?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이라고 예측한다. Pacific Epoch 조사에 따르면 MMORPG가 아닌 워크래프트, 카스 류의 네트웍 게임만 즐겨왔던 유저 중 상당수가 Wow를 플레이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런 모습은 MMORPG 시장의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확대된 시장, 그리고 Wow가 안정적인 상용화에 실패한다면 그 이후 등장하는 게임들은 Wow가 등장하기 전 보다 더욱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샨다와 넷이즈는 모두 대규모의 인원을 투입하여 2005년 말 즉, Wow의 상용화 이후 오픈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 더나인은 무엇을 얻을 것인가?
많은 중국인들은 Wow가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당사자인 더나인은 환호성을 질러야 하겠지만 그렇지만은 못한 것 같다.
더나인은 상용화 이전에도 패키지 판매로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Wow의 클라이언트 용량이 상당히 크고 중국의 인터넷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이 패키지의 판매량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Wow가 성공한다고 해도 더나인이 Wow로부터 얻는 이익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다소 제한이 있을 것이다.
1. 상용화에 따른 유저의 이탈. 위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상용화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Wow로부터 얻는 수익은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2. 비벤디에 제공해야 하는 로열티 더나인은 Wow의 판권 획득에 대한 비용으로 비벤디에게 라이센스 금액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급해야 한다. 이 비율은 총수익(판매한 선불카드 액면가의 총액을 기준으로 한 수익)의 22%에 달한다. 또한 선불카드 판매 이외에 다른 상품 판매, 즉 클라이언트 패키지 등의 판매로 얻은 수익의 30% 이상을 비벤디에 제공해야 할 것이다.
3. 거액의 마케팅 비용 더나인이 책정한 1300만 달러의 금액 중 대부분은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이전인 오픈베타 기간에 투입될 것이며 초기에 이런 과다한 지출은 더나인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더나인은 마케팅비용, 로열티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며 그 외에도 선불카드 총판에게 약 25%의 할인율을 적용해줘야 한다.
Wow에 대한 라이센스는 4년이다. 이 기간 안에 더나인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수익을 내려면 Wow는 엄청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그 사이 실제적인 이익은 비벤디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더나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과거 샨다가 미르의전설의 명성을 이용하여 자체 개발한 전기세계(传奇世界) 등의 게임을 함께 판매했던 것처럼 더나인도 이런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대륙에 불고 있는 Wow의 바람은 아마도 서구 게임의 성공여부, 이후 중국 게임업계의 변화, 더나인의 행보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줄 듯 하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듯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