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첫 번째 DLC '섬으로 떠나요' 출시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동남아 휴양지를 테마로 한 신규 지역 '차하야'와 낚시, 농사, 채광 등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며 게임의 깊이를 더했다.
지난해 얼리 액세스 시작 후 이용자들의 뜨거운 피드백을 반영해온 <인조이>는, 단순한 확장팩을 넘어 본편 전체를 아우르는 혁신을 시도했다. 맥(Mac) 버전 출시와 플레이스테이션 5(PS5) 버전 개발 소식을 알리며 플랫폼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년 연속 게임스컴 출전을 위해 독일 쾰른을 찾은 인조이스튜디오 김형준 대표는 이번 DLC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게임의 장기적인 확장을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인간답게, 세상답게' 만들어달라는 이용자들의 가장 어려운 요청에 집중하며, '자연스러움'이라는 게임의 핵심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개발 과정의 어려움과 팬들과의 소통 속에서 얻은 깨달음, 그리고 앞으로의 개발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김형준 대표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 크래프톤 인조이스튜디오 김형준 대표
Q. 디스이즈게임: 첫 번째 DLC ‘섬으로 떠나요’를 준비하면서 어떤 점에 집중하셨나요?
A. 김형준 대표: 이번 DLC는 저희 팀이 처음으로 도전한 DLC라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사실 DLC를 통해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인조이>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DLC 제작 훈련’을 하는 성격이 있었어요. 낚시, 농사, 채광 같은 새로운 생활형 콘텐츠와 신규 지역 ‘차하야’를 통해 유저들이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Q. ‘차하야’는 어떤 곳인가요?
A. 동남아 휴양지 감성을 담은 섬이에요. 낚시·농사·채굴 같은 생활 콘텐츠를 즐기고, 리조트에서 사우나·스파·놀이시설 같은 휴양 활동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배나 오토바이·킥보드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고요.
유저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길 바랐습니다. 또 차하야에서 추가된 시스템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쓸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DLC가 단순한 ‘확장팩’이 아니라, 본편 전체를 확장하는 실험장이 된 거죠.

Q. 생활형 콘텐츠가 대폭 추가된 인상입니다.
A. 맞습니다. 낚시터에서 미끼와 낚싯대를 활용해 물고기를 잡고, 도감에 등록하거나 어항에 넣어 집을 꾸밀 수 있습니다. 농사는 땅을 갈고 씨앗을 심고 물·비료를 주며 며칠에 걸쳐 작물이 자라는 구조예요. 채광은 광물이나 보석을 캐서 세공하거나 판매할 수 있고요.
또 보험·대출 같은 경제 시스템도 넣었습니다. 대출을 갚지 못하면 집이 압류되거나 노숙자가 될 수도 있어요. 섬에서 거북이를 가지고 레이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리니지>의 슬라임 레이스처럼요?) 맞습니다. (웃음) 이런 요소는 유저들이 ‘인생 시뮬레이션’ 느낌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Q. 이번 DLC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본편과 DLC 버그를 구분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뭔가 꼬이면 “이게 원래 게임 문제인가, DLC 문제인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DLC는 본편에 붙는 확장팩 개념이다 보니, 시스템이 겹쳐서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이 장르를 처음 해봐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뭔가 하나를 추가하면 버그가 열 개쯤 생겨요. 이번엔 진짜 ‘훈련’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Q. 얼리 액세스 초반부터 엄청나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만 꼽아본다면요.
A. 음... "조이가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았습니다. 감정 표현이나 상황에 따른 반응 같은 것들이죠. 저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감정 UI를 전면 개편하고, 속마음 말풍선, 랜덤 모임, 협력 행동 같은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저희끼리도 “어색함은 곧 버그다”라고 농담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표현을 만드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왜 이런 인생 시뮬레이션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Q. 그만큼 어렵나요?) 정말 어렵습니다. (웃음) 인생은 용이 나오는 판타지가 아니라서 정말 모두가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런 인생의 자연스러움이 유저들이 원하는 <인조이>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피드백을 받으며 느낀 장르적 특징을 조금 더 말해주시겠어요.
A. 다른 게임은 유저들이 화려하고 특별한 기능을 원하지만, <인조이>는 정반대예요. “인간답게, 세상답게 만들어 달라”는 거예요. 이게 말이 쉽지. 정말 어렵거든요. 평범하지만 어려운 요청이 대부분입니다. 결국 우리가 구현해야 하는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말이 쉽지 구현하기 어려운 과제죠.
Q. 2년 연속으로 게임스컴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 유저들에게도 그렇고 글로벌 유저들에게도 그렇고 <인조이>는 이 세상에 나와있는 게임이잖아요. 작년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올해 출전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그간 저는 게임 개발자로 일하면서 출장이나 외부 활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게임 만드는 게 제일 좋아요. (웃음) 하지만 <인조이>는 얼리 엑세스를 통해서 유저들과 소통을 통해 발전하는 게임이에요. 게임스컴은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유럽 특히 독일은 시뮬레이션 장르에 대한 팬층이 두터운 시장이에요. 그들과 직접 만나고 피드백을 받는 경험이 중요했습니다. 올해는 현장 전시뿐 아니라 현지 인플루언서·커뮤니티와의 밋업도 준비해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Q. 작년 게임스컴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발표 때 버그가 터지는 영상을 보여줬는데, 현지에서 너무 즐겁게 웃으시더라고요. 오히려 “그 영상만 따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있었습니다. 보통 개발자 입장에선 버그는 민망한 거잖아요. 근데 이 장르에서는 이게 오히려 '웃음 포인트'인 거예요. 신기했습니다. 유럽 팬들의 여유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Q. 이번 DLC와 함께 맥 버전도 출시됩니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A. 애플과의 협업이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애플 실리콘 최적화, 메탈 API, 메탈FX 업스케일링,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받았어요. 덕분에 맥 버전은 높은 프레임률과 비주얼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 역량만으로는 100% 어려운 부분도 많았는데, 애플이 정말 많은 서포트를 해줬습니다. 맥 앱스토어와 스팀에서 동시에 DLC와 함께 무료 제공될 예정이고, M2 이상·16GB 이상 메모리 환경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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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조이>의 PS5 버전 출시 소식도 발표되었습니다.
A. 네,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기엔 PC와 동일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고, 이후에는 인증 절차 문제로 업데이트가 약간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신 조작감은 콘솔에 맞춰 별도로 튜닝했습니다. 숄더뷰 모드 강화, 상호작용 미리 표시, 물리 기반 충돌 처리 같은 기능은 콘솔 개발 과정에서 추가됐고, 그중 일부는 PC 버전에도 역으로 반영됐습니다.
Q. 콘솔 버전 개발이 PC에도 영향을 줬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A. 네. 콘솔 조작감을 살리려고 숄더뷰 모드, 상호작용 미리 표시, 물리 충돌 처리 등을 강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개선된 기능들이 다시 PC 버전에 반영됐습니다. 플랫폼마다 다른 접근이 오히려 전체 품질을 끌어올리는 결과가 됐습니다.
Q. 앞으로의 개발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A. 상반기까지는 새로운 기능을 쌓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안정화가 필요합니다. 옆으로 늘어놓을 건 충분히 늘어놨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완성도를 높이고 기본기를 다져야 할 시기입니다. 하반기 로드맵은 기능 추가보다 안정화와 최적화, 그리고 ‘조이가 진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DLC 개발을 통해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확장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결국 저희가 집중해야 할 건 ‘조이가 진짜 사람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화려한 기능보다 자연스러움이 핵심이에요. 이번 DLC를 통해 배운 건, 저희가 유저와 함께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그렇고 개발진도 그렇고 <인조이>를 만들면서 '차하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게임에 계속 붙어있단 뜻이죠. (웃음) 부족한 점이 많지만 변함없이 사랑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세계를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