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벽지와 어딘가 쿰쿰한 냄새가 날 것 같은 카펫으로 점철된 공간, 익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묘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무한히 이어지는 세계 ‘백룸(Backroom)’. 해외 커뮤니티에서 처음 등장한 이 도시전설이 한창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여느 도시전설이 그렇듯, 단순히 공간이 주는 불쾌감에서 시작된 괴담은 각종 크리쳐와 설정들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게임 개발자들이 이 매력적인 소재를 놓칠 리 없다. 곧장 백룸을 배경으로 한 온갖 게임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백룸 세계관의 ‘엔티티’들이 쫓아오는 생존 공포 게임부터 시작해, 심지어는 성인 게임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빠르게 번진 유행일수록 더 빠르게 식는 법. 백룸은 금방 게이머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고, 쏟아졌던 백룸 게임들은 동력을 상실해 개발이 취소되거나 업데이트를 중단하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결국 그 힘들다는 정식 출시까지 도달한 게임이 있다. 국내 개발사 하이퍼센트의 게임 <백룸컴퍼니>가 바로 그것이다.

# 12만 달러 매출 비결은 "실시간 소통과 꾸준한 업데이트"
<백룸컴퍼니>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백룸과 화제의 공포 게임 <리썰 컴퍼니>를 하나로 합친 게임이다. 백룸의 독특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플레이어들은 탐사를 위해 백룸에 파견된 회사원이 되어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협동하며 기괴한 엔티티들로부터 살아남아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공포 요소의 만남은 인터넷 방송인과 스트리머들을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개발사 하이퍼센트에 따르면,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전 세계에서 관련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졌고 이들의 누적 조회수는 약 3,500만 회에 달했다. 이 같은 관심은 곧장 매출로 이어져 얼리 엑세스 4개월 만에 게임의 누적 매출을 12만 달러(약 1억 6,700만 원)를 돌파했다.

물론 게임이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띈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얼리 엑세스 버전은 단 두 명의 개발자가 6개월을 꼬박 매달려 만든 결과물이었다. 당연히 게임의 완성도는 낮았고, 게임의 콘텐츠도 기존 백룸 게임에 단순한 탐험 요소를 추가한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백룸컴퍼니>가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저와의 빠른 소통과 꾸준한 업데이트 때문이었다. 하이퍼센트는 공식 디스코드와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정기 업데이트는 물론, 치명적인 버그를 즉시 수정하는 핫픽스도 멈추지 않았다. 마치 라이브 서비스 게임처럼 게임을 운영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스토리 모드가 추가되는 등 부족했던 콘텐츠에 조금씩 살이 붙고 치명적인 버그도 빠르게 해결됐다. 얼리 엑세스 때 플레이했던 유저가 “다시 돌아와보니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정식 출시된 게임은 기존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하이퍼센트는 앞으로도 이 같은 업데이트 기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추후 새로운 콘텐츠가 포함된 DLC도 추가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콘솔 플랫폼으로 진출,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 백룸 배경의 액션 어드벤처부터 경영 시뮬레이션까지
하이퍼센트 김주완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게임을 통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자”는 것이다. <백룸컴퍼니>의 공포 요소가 부담스러운 플레이어들을 위해, 그는 현재 캐주얼한 분위기의 신작 <오어플랜트>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김 대표의 백룸 세계관을 향한 애정은 각별하다. 하이퍼센트는 현재 6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중 3개가 백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신작이다. <백룸컴퍼니>에서 엔티티에게 쫓기기만 하던 플레이어들이 반격에 나서는 액션 어드벤처 <백룸 클리너즈>, 백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경영 시뮬레이션 <백룸 시티> 등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김주완 대표는 “B급 게임으로 시작했던 <백룸컴퍼니>가 지금의 A급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유저분들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백룸 세계관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서 지금과 같은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