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만드는 사람들에겐 두 가지 큰 과제가 있다. 여타 플랫폼에 비해 접근성이 좋은 디바이스인 만큼 다운로드 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과 그 인기가 적정한 수익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미일 등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이 이미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많은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판단되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인도네시아의 33억 4,000만 다운로드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인 84억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국가가 인도다. 인구 수처럼 강력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도 내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 되고, 모바일게임을 소셜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현상이 생기면서 게임의 인기도 자연스레 더 올라갔다.
그러나 ‘수익’이 문제다. 2024년 4월~2025년 3월까지 발생한 인도의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 매출은 약 4억 달러(약 5,550억 원)에 불과하다.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많은데 지갑을 여는 데 익숙한 유저는 많지 않은 시장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상대적으로 이 시장에서 수익이 잘 발생하는 장르는 무엇일까? 다운로드 모수를 크게 늘리면 그나마의 수익이라도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 센서타워가 오늘(8일) 공개한 ‘인도 시장’에 대한 모바일게임 시장 인사이트 리포트를 살펴보며, 국산 게임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 다운로드에선 압도적인 1위지만 인앱 결제엔 아직 강하지 않은 인도 시장이다. (이하 그래프 출처: 센서타워)
그래프를 보면 다운로드 화력 측면에서 인도는 압도적인 1위다. 그러나 인앱 결제 수익에선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iOS에서 발생한 수익만 집계됐음에도 148억 달러(약 20조 5,260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양대 마켓이 모두 포함된 일본은 115억 달러(약 16조 원), 대한민국은 47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의 수익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동아시아 3국에 비해 아직 인도는 상대적으로 게임 인앱 결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다.
# 수익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있는 인도 시장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발생한 다운로드와 수익의 변화 경향성을, 2019~2020 회계연도부터 최근까지 살펴보면 다음 그래프와 같다.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다운로드 추세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인앱 결제 수익 추세
다운로드는 팬데믹 때 성장 모멘텀을 겪은 약간의 하락세와 함께 추세를 유지 중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수익은 지난 몇 년 사이 많이 성장해 현재의 4억 달러(약 5,550억 원) 규모까지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 iOS 유저는 인도 시장 안에서 AOS에 비해 모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에선 적잖은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보면, 추후 수익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는 시장이라 말할 수 있다.
# 그래서 어떤 장르가 인기 있나?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장르별 다운로드 순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지만, 지난 1년 사이 인도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가 발생한 장르는 시뮬레이션, 아케이드, 퍼즐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게임성을 가진 게임들이었다.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하위장르별 다운로드 순위
하위 장르로 보면 운전/비행 시뮬레이터, 러너류 게임, 가벼운 레이싱 게임, <루도 킹>과 같은 테이블탑 보드 게임 등이 다운로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장르별 수익 발생 순위
반면, 수익이 많이 발생한 장르는 슈팅, 카지노, 전략 등 인게임 경쟁이 치열한 게임들이며, 특히 슈팅 게임의 인기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하다.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하위장르별 수익 발생 순위
하위 장르까지 보면 <가레나 프리 파이어>, <배그 모바일 인디아>와 같은 배틀로얄 장르가 수익 측면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고, 매치 스왑 퍼즐, 4X 전략 등의 게임들이 그 뒤를 이었다.
# 치고 올라온 <피자 레디>, 여전히 강한 <배그 모바일 인디아>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다운로드 및 다운로드 성장률 순위. 슈퍼센트의 <피자 레디>를 주목하자.
지난 1년 사이의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다운로드와 그 성장률을 보면 눈에 띄는 지점들이 꽤 있다. 인도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였던 <루도 킹>과 <가레나 프리 파이어>는 여전히 강했다. 두 게임 모두 인도 현지화를 잘 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드림 11>, <크리켓 리그>는 인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크리켓’을 소재로 한 게임이라는 지점에서 문화적 공감대가 밑바탕에 있다.
다운로드 수 차트 탑 10에 신규 진입했고, 엄청난 다운로드 성장률을 보여준 두 게임을 주목할 만한데, 하나는 테이블탑 보드 게임 장르의 인기를 증명하듯 <윈조 루도>였고, 다른 하나는 국내 기업인 슈퍼센트의 피자 가게 운영 시뮬레이션 캐주얼게임 <피자 레디>였다. <피자 레디>는 다운로드 차트에서 전년 대비 18계단 올랐고, 다운로드 성장률 차트에서 118계단 오르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줬다.
▲ 국내 개발사 슈퍼센트의 <피자 레디>
▲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수익 및 수익 성장률 순위. <배그 모바일 인디아>를 주목하자.
지난 1년 동안의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수익 순위는 <가레나 프리 파이어>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등 핵심 게임이 여전히 1, 2위를 지키고 있었다. 슈팅 게임에 대한 인도 게이머들의 애정은 확고했다고 볼 수 있다. <e풋볼>, <포켓몬 GO>, <로블록스>,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기존 에 강세를 보이던 게임들도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 중에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인도 게이머들의 슈팅 게임 선호도를 넘어서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진행된 콘텐츠산업포럼에서 크래프톤 이민우 실장은 <배그 모바일 인디아>가 성공한 배경 중 하나로 인도 현지 정서에 맞춘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실제로 인도에 3년째 거주하며 현지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이민우 실장은, 넓은 인도 안에서도 지역마다 문화적 차이가 큰 점을 지난 몇 년의 경험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고, 이를 게임 현지화에도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광고에 인도 각 지역별 정서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도의 유명 인플루언서, 발리우드 스타들과의 협업, 각 지역 언어를 인게임 보이스 콘텐츠에 반영하는 등 여러 특징들이 인도 게이머들에게 환영받았다.
잔혹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모션이나 선혈 표현을 수정하거나, Kill을 Finish로 변경하고, 자녀들의 게임 생활을 걱정하는 어른들을 위해 OTP 인증 후 구매 금액을 제한하거나, 플레이시간을 제한 설정하는 등의 현지화도 적용됐다. ‘정서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크래프톤이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배그 모바일 인디아>가 인도 현지 시장에서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 관련기사
넥슨, 엔씨, 크래프톤이 입을 모은 '현지화'와 '시장 분석'의 중요성 (바로가기)
▲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