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몰락한 자들에게 매료되곤 했다. 생의 어느 고비에서 한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참혹하게 아름다웠다.
왜 그랬을까."
-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서문 중에서
이제는 <헤일로>의 개발사라고 하는 것보다 <데스티니> 시리즈의 제작사라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해진 번지는 분명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야심찬 프로젝트였던 <마라톤>은 ‘덜 익었다’는 테스터들의 평가에 더불어 표절 논란까지 겹치며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고, <데스티니 가디언즈>(<데스티니 2>의 한국명, 편의 상 이하 <데스티니 2>라고 통일)의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는 과거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록 2024년 출시된 8번째 확장팩 <최후의 형체>가, 수호자(<데스티니> 시리즈의 플레이어 캐릭터를 부르는 명칭)들의 흔치 않은 찬사 속에서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빛과 어둠 사가’에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지만, 라이브 서비스라는 게임의 본령과 불안한 개발사의 상황은 ‘박수칠 때 떠나기’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2025년 7월, 출시된 9번째 확장팩 <운명의 경계>는 새삼스럽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새 사가의 시발점으로서, <운명의 경계>는 해결해야 할 새 문제를 제시하고, 그 배경이 될 무대를 소개하며, 무엇보다 플레이어들의 기대를 재설정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 사가 - 그리고 새로운 무한 파밍 - 의 출발점으로서 <운명의 경계>는 나쁘지 않은, 든든한 토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확장팩이다.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하나, 새 확장팩이 보여준 변화가, 과연 10년 가까이 이 프랜차이즈를 즐겨온 기존의 플레이어들에게 얼마나 와닿을 것인가? 둘, (아마도 번지가 바라 마지않는) 신규 플레이어들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작성= 이준호 필자(marunorae),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전사 前史 - <데스티니>가 여기까지 오기의 이야기
<운명의 경계>가 맞딱뜨린, 그리고 해결하고자 한 과제를 설명하는데에 있어서, 먼저 게임이 걸어온 지난 길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데스티니 2>를 말하는 커뮤니티의 주류 서사는, 이 게임이 2018년 출시된 3번째 확장팩 <포세이큰>에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의 <섀도우킵>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분명한 자료나 기준이 없는 만큼 과연 이러한 서술이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섀도우킵>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섀도우킵>은 번지가 액티비전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독자적인 멀티 플랫폼 유통을 시작한 확장팩이었고, 마케팅 전략의 차원에서도 종전의 유료 구매 방식에서 부분 유료(본편 콘텐츠는 무료, 확장팩 콘텐츠는 유료 구매하는 방식)로 전환하며 변화를 꽤한 시기에 출시된 중요한 DLC였다. 그러나, 액티비전 산하에서 함께했던 보조 스튜디오들의 도움 없이 제작된 <섀도우킵>의 콘텐츠 볼륨은 <포세이큰>에 미치지 못했고, 그 서사나 플레이어 경험 또한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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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섀도우킵>
무엇보다 <새도우킵>의 서비스 주기 동안 커뮤니티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다루어진 것은 다름 아닌 ‘무통기한(무기 유통기한의 줄임말)’ 논란이었다. 끊임없는 장비 획득과 성장, 이른바 그라인딩(혹은 파밍)의 재미를 추구하는 다른 대부분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과 마찬가지로 <데스티니> 시리즈에서도 경제적 리셋은 필연이었다.
<데스티니 2>의 경우, 적어도 <포세이큰>까지 번지는 ‘소프트 리셋’(기존 장비를 완전히 도태시키지는 않으면서 경제를 리셋하는 방식)이라고 할 법한 기조를 지켜왔다. 예컨대 <포세이큰> 확장팩에서 얻을 수 있는 전설급 장비에는 특성이 한 줄 더 달려 있어 보다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전 콘텐츠에서 획득한 장비들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섀도우킵>에서 번지는 하드 리셋에 가까운 경제 리셋을 시도했다. 팬들이 ‘무통기한’이라는 경멸적인 이름으로 불렀던 이 시스템은, 하나의 장비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전투력을 제한해, 플레이어가 획득한 장비가 일정 기간 이후 자동으로 도태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타 게임의 레벨 혹은 아이템 레벨에 해당하는 <데스티니>의 전투력 시스템은, 적과 플레이어의 전투력 수치 차이에 따라 주고 받는 피해의 배율을 조정하는, 다소 복잡하게 구현된 레벨 체계다.
그런데 적과 플레이어 사이의 전투력이 일정 수치 이상 차이가 나면 아예 피해를 입힐 수 없다. 따라서 ‘무통기한’의 함의는, 어떤 장비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높은 전투력을 요구하는 상당 수 콘텐츠, 이를테면 최신 던전이나 레이드에서 사용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뜻했다. 번지가 설정한 ‘무통기한’은 대략 1년이었다.
무엇보다 ‘짜친’ 것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들이 ‘택갈이’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과거 무기의 재발행이었다. 번지는 본인들이 도태시킨 장비를 새 시즌의 태그를 붙여 새 콘텐츠의 보상으로 내세웠다. 반응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 <데스티니> 에서는 도색만 바꾸어 놓고 '다른 무기'라고 하는 일이 흔하다 - 기자 주
흔히 ‘모래성 무너뜨리기’라고도 하는 경제 리셋은 이 장르의 게임에서는 불가피한 것이고, 플레이어들도 관습적으로 수용하는 장르 문법의 일부다. 그러나 줬다 뺐으면 기분이 나쁜 법인데, 번지는 빼앗은 것을 다시 눈 앞에 놓고 흔들기 까지 했다. 하드 리셋은 전례가 없지 않았고, 필요했지만, 과정도 방법도 좋지 않았다.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이 분노했고, 이후 이어진 커뮤니티의 부정적인 톤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 <섀도우킵> 서비스 주기 동안 게임의 동시 접속자 수는 확연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다음 확장팩인 <빛의 저편>에서 번지는 또 다른 논란의 행보를 보였다. ‘데스티니 콘텐츠 금고’(DCV). 번지는 지난 수년간 확장된 게임의 유지 보수가 쉽지 않다며, 기존에 존재하던 콘텐츠(행성, 레이드, 던전 등)를 게임에서 잠시 제거해 ‘금고에 넣고’, 관리, 보수한 뒤 순차적으로 다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도 그 이유는 타당했지만, 또 반복된 ‘줬다 뺏기’에 플레이어들은 분노했다. 심지어 이 콘텐츠 중 일부는, <데스티니 2>가 부분 유료 게임으로 전환되기 전, 일부 플레이어들이 돈을 내고 구입한 것이었다. 그 중에는 많은 플레이어들의 사랑을 받았던 <데스티니 2>의 본편 캠페인, ‘붉은 전쟁’도 포함되어 있었다.

▲ 과거의 콘텐츠를 게임에서 임시 삭제하는 '데스티니 콘텐츠 볼트' (출처: 번지)
붉은 전쟁은 게임의 기본 캠페인이자 튜토리얼과 전체적인 서사의 소개를 겸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콘텐츠였다. 적대적인 외계 세력과의 절망적인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 최후의 도시, 신비로운 힘을 가진 수수께끼의 존재 여행자와 그 전령인 고스트, 이들에 의해 죽음으로부터 부활한, 인과를 초월하는 영웅인 수호자들과, 그들을 하나로 묶는 집단인 선봉대까지. 게임은 많은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고, 한 명의 플레이어를 ‘수호자’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직 붉은 전쟁 캠페인의 플레이 경험 뿐이었다.
붉은 전쟁을 통해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수호자의 능력을 학습하고 확장해나갔고, 게임에 존재하는 여러 행성과 환경을 이동하고 탐색하는 방식, 그리고 여러 종류의 적들을 상대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그러나 번지는 개발 상의 이유로 이 행성들 중 다수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빛의 저편>과 함께 이들은 ‘저편’으로 사라졌다. 게임은 새 플레이어를 위한 적절한 도입부를 잃었다.
다음 해 이어진 확장팩 <마녀 여왕>에서 번지는 또다시 노선을 틀어 ‘무통기한’ 정책을 철회했다. 대신 번지는 <포세이큰> 시절처럼, 약간의 파워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면서 무기에 한 줄의 추가 특성(기존의 특성 풀과는 다르며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을 더했고, 비록 몇몇 장비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나 원하는 장비에 원하는 특성을 마음대로 붙일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미 <섀도우킵> 이전의 장비들을 성공적으로 도태시킨 후였고, 새 시스템이 어느 정도 호평 받으면서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누그러졌다.
이 시기 게임플레이의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속성과 직업 능력의 추가, 더 넓은 폭의 빌드 빌딩을 가능케 하는 이런저런 시스템이 <빛의 저편>과 <마녀 여왕>을 거치며 게임에 자리잡았고, 이는 확실히 <포세이큰> 시절에 비하면 다양한 플레이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 무기 제작 시스템의 추가, 다양한 신규 무기의 추가, 기원 특성 추가를 통해 <마녀 여왕>은 파밍이 다시 재미있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빛의 추락>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염원해왔던 로드아웃 저장 기능이 추가됐다. <빛의 추락>은 출시 당일, <데스티니 2>의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치를 갱신하며, <마녀 여왕>의 성공이 만들어낸 높은 기대를 반영했다.
그러나 어쩌면 진짜 문제는 콘텐츠 전달에 있었다. <포세이큰> 이후 <데스티니 2>는 시즌제 업데이트 방식을 고수해왔다. 이는 타 게임의 시즌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1년에 한번, 큰 변경 사항과 캠페인을 포함한 확장팩을 출시하는 동시에, 약 3개월 주기로 시즌이 교체되며 꾸준히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이었다. 각 시즌은 고유한 테마를 가진 시즌 활동에 더불어, 1개의 복각된 레이드(<데스티니 1> 시절의 레이드를 2편에 맞춰 재구성한 것) 혹은 1개의 던전(3인 협동 활동)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시즌 업데이트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매 시즌 추가되는 시즌 활동은 이미 확장팩을 구매한 플레이어들에게도 추가 결제를 요구했으나, 본질적으로 기존 게임에 있던 다른 콘텐츠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각 확장팩의 시즌 활동은 플레이어들의 호불호와 무관하게 해가 지나면 ‘금고’에 들어가 플레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시점 즈음 플레이어들은 ‘금고’의 목적이 콘텐츠의 유지 보수가 아니며, 그저 ‘퇴역’에 다른 형태의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금고’에 들어간 콘텐츠 중 살아돌아온 것은 오직 극소수의 활동 뿐이었기 때문이다.)

▲ '금고'라는 것은 허울 좋은 표현일 뿐, 들어가서 돌아온 콘텐츠는 극히 소수다. - 기자 주
아무튼 매 시즌은 나름대로 다른 서사 및 플레이 컨셉을 제시했지만, 불과 3달의 생명 주기를 가진 업데이트를 위해 투자되는 노력은 적을 수밖에 없었고, 그 품질은 당연히 그 노력의 양에 비례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 대한 호평에도 불과하고, <빛의 추락>에서 이러한 시즌제 업데이트의 한계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시기 <데스티니 2>는 이전보다 빠른 접속자 수 감소를 겪었다.
여기에는 사실 여러가지 배경 이야기가 더 있다. 수많은 콘텐츠가 ‘금고’에 들어가 퇴역한 <빛의 저편>은 애초에 <데스티니 3>의 시작점으로 기획된 것이었으며, <빛의 추락>은 본래 2014년 <데스티니> 프랜차이즈가 시작된 이래 이어져온 모든 이야기 - ‘빛과 어둠’이라는 세력 대결 사가의 최종장이 될 예정이었다. 그 내부 사정이 상세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플레이어들은 어느 순간 번지가 더 이상 이 프랜차이즈에 ‘올인’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새 프로젝트인 <마라톤>의 공개와 함께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혐의는 거의 사실에 가까운 것이 됐다. <데스티니>는 어느 순간 그저 ‘시작했기 때문에 진행 중인’ 이야기처럼 되어버렸고, 많은 팬들은 (그리고 추측건대 아마 많은 개발자들도) 어떤 깔끔한 종결을 바라게 됐다.

번지는 2024년 출시된 <최후의 형체>에서, 원래 <빛의 추락>의 뒷부분(혹은 나머지 부분)이어야 했던 이야기의 결말을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세상에 선보였다. <빛의 저편>에서 <빛의 추락>까지 누적된 꾸준한 시스템 개선이 빛을 발했고, 캠페인의 서사는 훌륭했다.
<포세이큰> 시절을 연상시키는 고품질의 컷씬들을 동원한 연출, 인기 캐릭터 케이드-6의 복귀, 신규 레이드 콘텐츠의 클리어와 함께 공개된 시리즈 최초의 12인 공개 활동 ‘척결’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데스티니 2>는 한 사가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야말로 ‘회광반조’라는 말이 떠오르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새로 추가된 ‘프리즘’ 하위 직업은 그동안 번지가 누적시켜온 게임 플레이 개선의 결정체로서, 다양한 속성과 하위 직업의 특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해, 가동 제약이 풀린 장난감처럼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여러가지 빌드와 게임플레이를 가능케 만들었다. 그러나 결코 흔치 않은 찬사를 받은 <최후의 형체>는 명백하게, 이야기의 시작점이 아니라 끝이었다.
번지는 야심차게 이전의 시즌제 업데이트를 폐기하고 ‘에피소드’라는 새로운 서사 형식을 소개했지만, 따져보면 결국 3달에 한 번 하던 시즌 업데이트를 4달에 한 번으로 줄여, 1년에 3개의 업데이트를 조금 더 정성들인 품질로 제공한다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호평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형체>는 에피소드가 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대부분의 동시 접속자를 잃었다. 역설적이지만, 모자랐기 때문이 아니라 ‘종결’로서 훌륭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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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의 형체>는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빛과 어둠의 대립'이라는 서사를 완결짓는 훌륭한 마무리였다. 그렇다. 훌륭한 '마무리'였다. 그래서 문제였다. RPG에서 주요 플레이 동기가 되는 핵심 서사가 끝났으니까. '인기 NPC의 죽음과 복수' 혹은 '복귀'와 같은 치트키는 더 이상 없다 - 기자 주
새 시즌이 업데이트되면 적게는 10만에서 많게는 20만까지 치솟던 접속자 수는 10만 미만으로 떨어졌고, 평균 동시 접속자 수 역시 최저점을 달렸다. 또한 묘하게도, 에피소드 업데이트 기간 동안 <데스티니 2>는 그동안 만들어온 변화의 방향을 다소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완화됐던 전투력 제한이나 반복 플레이 요소가 강화됐고, 그 기조 아래 <마녀 여왕>부터 호평 받았던 무기 제작 시스템은 거꾸로 축소됐다. 신호는 명확했는데, 번지는 콘텐츠 플레이 시간을 늘리고 동시 접속자 수를 증가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그 사이 번지는 소니에 인수되어 다시 한번 대형 퍼블리셔의 자회사가 됐다. 그러나 번지는 <최후의 형체>의 사전 예약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번, 그리고 확장팩이 발매된 이후 판매 실적의 기대 미달을 이유로 한 번, 총 두 번의 대량 정리 해고를 감행했다. 스튜디오는 10년 동안 이끌어온 사가의 성공적인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기존 1200명 중 거의 3분의 1에 달하는 350명이 넘는 직원을 불과 1년 만에 잃었다. <빛의 저편>부터 <최후의 형체>까지 지휘봉을 들었던 디렉터 조 블랙번도 이 시기 번지를 떠났다.

▲ 번지는 소니에 인수됐지만, 그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만을 보이며 두 번이나 정리 해고를 진행했다. 진행 중이었던 차기 프로젝트 대부분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스티니 2>와 <마라톤>의 성과가 정말로 중요한 상황이다. - 기자 주
# 이제는 정말로, 운명의 끝에서
이러한 상황에서 2025년, <운명의 경계>가 출시됐다. 번지는 또 다시 콘텐츠 전달 방식을 바꿨다. 이제 번지는 이전보다 조금 더 작은, 캠페인을 포함한 확장팩을 6개월 주기로 출시하고, 그 사이 3개월 단위의 작은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방식이 잘 작동할 수 있을까?
그걸 확인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수호자들은 <운명의 경계>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확장팩은 출시 당일 10만이 살짝 넘는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이전 확장팩들의 출시 당일 기록이 평균적으로 30만 정도 였음을 감안하면, 거의 3분의 1, 얄궂게도 지난 정리 해고로 번지를 떠난 직원의 비율만큼을, 번지는 새 확장팩의 출시 성적표로 받아 들게 됐다.
‘빛과 어둠 사가’가 성공리에 마무리됐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본령은 <데스티니>로 하여금 ‘박수칠 때 떠나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사실 번지는 이미 2022년에, 빛과 어둠의 이야기가 끝난 뒤로도 <데스티니>는 계속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을 맡은 <운명의 경계>의 캠페인에 대한 커뮤니티의 평가는 흥미롭게도 <빛의 추락>과 정 반대였다.
<빛의 추락> 당시 플레이어들은, 새로 추가된 게임플레이는 흥미롭지만, 캠페인의 서사(아마도 <최후의 형체>에 클라이막스를 넘겨주느라 지지부진해진)는 흥미롭지 않단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반대로 <운명의 경계>의 캠페인은 ‘서사는 좋지만 플레이는 별로’라는 평가를 받는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시나리오 작가 등이 투입되어 제작된 캠페인은 새로운 캐릭터 로디를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친숙한 인물인 아이코라 레이의 과거를 밝히면서 새 이야기의 막을 흥미롭게 올렸다. 그러나 ‘메트로베니아 스타일’을 표방하며 소개된 캠페인의 핵심 메커닉들은, 적어도 <데스티니>의 플레이어가 <데스티니>에 기대할 법한 것은 아니었다.
<데스티니> 시리즈는 스튜디오의 전작인 <헤일로>에서 계승한 훌륭한 이동 메커닉을, 흥미로운 레벨 디자인에 잘 버무려 호평 받은 바 있다. 높고 멀리 캐릭터를 보낼 수 있는 <데스티니>의 점프 방식은 웅장하게 설계된 지형과 맞물려 특유의 기분 좋은 공간감과 몰입감을 자아냈다.
수많은 예시가 있겠지만, 특히 <빛의 저편>에서 소개된 레이드 ‘딥스톤 무덤’의 우주 정거장 유영 시퀀스는, 적절한 배경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며 많은 플레이어들의 기억에 각인된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경험이 <빛의 저편> 확장팩 전체를 ‘캐리’했다.) 그런데 <운명의 경계>의 새 메커닉인 물질섬광은 이러한 게임의 장점을 전혀 계승하지 못하고, 플레이어 캐릭터를 통통 튀는 ‘공’으로 축소해버린다.

▲ 캐릭터가 공으로 변하는 '물질 섬광'
물질섬광은 요컨대 <메트로이드> 시리즈의 ‘모프볼’ 변신 메커닉을 가져와 약간의 살을 덧붙인 것이다. 플레이어는 특정 지점에서 빛나는 공으로 변신해, 좁은 통로를 지나 일반적으론 갈 수 없는 곳에 도달, 스위치를 움직이거나 발전기를 충전해 길을 개척한다. 혹은 공이 된 상태에서 여기 저기 흩뿌려져 있는 충전제를 흡수해 ‘충전 상태’로 변신,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해제할 수 없는 적들의 보호막을 해제하거나 오브젝트를 파괴한다.
그러나 물질섬광은 게임의 기존 핵심 플레이와 완전히 유리될 뿐 아니라, 최소한 ‘좋은 아이디어의 나쁜 실행’에 해당한다. 좁은 통로를 3차원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바닥을 미끄러지며 통통 튀는 듯한 조작감 때문에 정확한 이동이 쉽지 않다. 시점 또한 일인칭과 삼인칭을 제멋대로 왔다갔다하며 멀미와 불쾌감을 선사한다.
낮은 언덕을 지날 때마다 시점이 불안하게 바뀌며 화면이 반짝이는 글리치, 보이지 않는 턱에 자꾸만 가로막히는 등, 완성도 높은 새 메커닉이라는 인상은 결코 받기 어렵다. 무엇보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어느 구멍에 들어가야 하는지 알아내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메트로베니아식 사이드뷰 게임이었다면 모를까, <데스티니>는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삼차원 일인칭 슈터이고, 이런 환경에서 물질섬광이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표현하는 자그마한 시청각 효과는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 외에도 캠페인은 일종의 포탈건을 연상케 하는, 특수 무기를 활용하는 이동장치 퍼즐과, 정해진 일부 지형의 상태를 변형하는 물질변형 메커닉을 새로 선보였는데, 일회성의 인터렉션으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데스티니>의 핵심 게임플레이나 파워 판타지와는 전혀 상관 없는, 자잘한 장난거리처럼 느껴진다. 단적으로 말해 <운명의 경계> 캠페인이 선보인 게임플레이 요소들은, “이걸 또 하고 싶어지는가?” 하면 “아니”라고 답하게 되는 것들 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운명의 경계>는 캠페인의 다회 플레이를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새로 변경된 전투력과 아이템 파밍 시스템 때문이다.

#기대, 효용, 그리고 질문
비록 캠페인에 대한 미묘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운명의 경계>가 새로 소개하고 있는 장비 시스템, 특히 ‘방어구 3.0’은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방어구를 통해 올릴 수 있는, 기존의 다소 비직관적이고 역할이 불분명했던 (그조차도 오랜 기간을 거쳐 개선된 것이지만) 능력치들은 새로운 이름과 역할을 부여받았고, 그 최대치 역시 100에서 200으로 상향되며 더 깊은 빌드 크래프팅의 단초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방어구와 무기에는 이제 기존의 전투력이나 특성과 무관한 ‘아이템 단계(tier)’와, 시즌 별로 추가 효과를 부여하는 태그가 생겼다. 높은 단계의 장비에는 강화된 특성, 더 높은 능력치 수치가 붙으며, 신규 혹은 추천 장비 등으로 태그된 장비들은 매 시즌 약간의 추가 효과를 더 받는다.
또한, 추가로 특성을 부여하는 ‘방어구 세트 보너스’까지 더해지면서, 더 다양한 방어구 세트를 파밍할 동기도 생겨났다. 당연하지만, 높은 단계의 장비는 높은 난이도의 활동(‘메트로베니아’식 캠페인을 포함한)에서 획득 가능하다.

▲ 아이템 단계

▲세트 보너스

▲시즌 태그

▲ 시즌 보너스
과거처럼 커뮤니티에 큰 반향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것은 사실상 하드 리셋에 가까운 변화이기도 하다. 그것도 매 시즌 소프트 리셋이 예약되어 있는 상태의 경제 재구성이다. 당연하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하던 기존 장비는 <운명의 경계>에서 소개된 변화의 대상이 아니므로, 그만큼의 추가 이득을 받을 수 없다.
이번에 추가된 세트 보너스를 받을 수 없음은 물론이고, 수치상 단계에 따라 최대 10~15%에 달하는 신규 장비 보너스에서도 제외되므로 기존 장비의 위력은 그만큼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도달할 수 있는 위력의 최대치를 상향 조정하는 업데이트 방향에 따라, 고난이도 활동에서 적들의 체력 수치 또한 그에 상응하여 증가했으므로, 이는 사실상 기존 장비, 그러니까 <운명의 경계> 이전 플레이어가 획득한 아이템들의 잠재적 도태를 뜻한다.
기존의 다소 불친절했던 콘텐츠 전달 방식을 혁신하는 ‘차원문’ 시스템은, 말하자면 일종의 잘 정리된 주문용 키오스크다. 기존 <데스티니 2>는 ‘강력한 장비’ ‘최고급 장비’ 같은 다소 비직관적인 전투력 상승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말은 낯설지만 일종의 주간 보상 같은 것으로서, 특정 수준(그 시즌의 최고 전투력에 살짝 미달하는)의 전투력에 도달한 플레이어는 오직 미리 정해진 몇 가지 활동에서 매주 제한된 갯수가 제공되는 보상에 의존해서만 전투력을 상승시킬 수 있었다.
전형적인 타임게이팅이다. 차원문은 이를 다소 다른 형태로 모아서 제시한 것으로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혹은 ‘무엇을 해야 전투력이 오르는지’ 모르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친절한 주문용 키오스크다. 다시 말하자면, 메뉴판은 바뀌지 않았다. 차원문에서 진입할 수 있는 활동들은, 비록 임무 진행 중 재생되는 음성이 새로 녹음 됐거나, 진행 방향이나 등장하는 적이 다소 바뀌었거나 하는 사소한 차이는 존재하나, 어쨌든 대부분은 모두 게임에 이미 존재했던 콘텐츠들이다.
물론 기존에는 전투력을 보상해주지 않던 콘텐츠들이 높은 전투력의 장비를 제공하기도 하고, 확장팩에서 새로이 추가된 멋들어진 장비를 얻을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게임 플레이의 내용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 모든 변경점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높아진 위력 한도(그리고 능력치 재조정으로 인해 ‘덜 최적화된’ 현재의 로드아웃)로 인해 기존과 비슷한 난이도에서 적들이 더 튼튼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다만 차원문 콘텐츠 중 게임플레이의 차원에서 가장 반가운 것도 있는데, 바로 활동 조정 옵션 시스템이다. 그동안 번지는 각종 활동에 다양한 조정 옵션을 부여해왔다. 특정 속성의 피해량이 늘거나 줄고, 특정한 능력의 재사용 시간이 변화하거나 적들의 패턴에 변화가 생기는 등 이러한 조정 옵션은, 대체로 고난도 콘텐츠에서 특정한 로드아웃이나 극한의 최적화(혹은 민맥싱)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운명의 경계>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플레이어가 이 조정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적들을 강화하거나 플레이어 캐릭터를 강화하고, 특정한 행동 제한을 추가하는 식으로 플레이어는 활동의 플레이 양상을 어느 정도 제어하면서, 동시에 활동의 ‘보상 점수’ 배율에 변화를 가할 수 있다. 일정 보상 점수(등급)가 넘으면 ‘보너스 장비’를 획득할 수 있고, 이 장비가 무엇인지는 활동 화면에서 미리 확인 가능하다. 그동안 <데스티니 2>가 썩 친절하거나 명확한 게임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큰 변화이고, 플레이의 다양성이나 주도권을 담보한다는 점에서는 제법 긍정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차원문 활동의 개시 첫 주부터 번지는 약간의 곤욕을 겪었다. 기존에는 ‘경이 임무’로 분류되어 있었던 활동 중 하나인 ‘앙코르’ 임무가 차원문 활동으로 로테이션에 추가됐는데, 번지는 앙코르가 특정한 조정 옵션 탓에 (빠른 이동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었다) 걸리는 시간은 짧은데 반해, 주는 보상의 양이 미리 상정한 것 이상으로 좋다는 이유로 앙코르를 로테이션에서 제거해버렸다. 당연하지만, 플레이어들은 (또) 분노했고, 번지는 보상을 줄인 앙코르 임무를 다시 로테이션에 넣었지만, 이번에는 플레이어들이 아예 전투도 없이 보상을 복제하는 버그를 발견해버렸고 번지는 다시 앙코르를 로테이션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운명의 경계>는 다른 크고 작은 버그들로 출시 초부터 삐걱댔다. 세계 최초 레이드 클리어를 다투던 팀이 이유를 알수 없는 소프트락 상태에 빠져 레이스에서 도태되는 건 물론, 패치 노트에서 소개된 공식이나 게임 내 툴팁이 실제와 다르게 작동하는 등, 번지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샌드박스는 불안하고, 미완성 상태로 보인다.
#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번지가 <운명의 경계>에서 소개하고 있는 시스템의 큰 변화는 앞으로의 몇 년을 위한 토대인 만큼, 출시 후 불과 일주일여가 지난 지금 이 시점의 완성도를 이유로 차원문이나 새로운 성장 시스템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말하자면 결국 <운명의 경계>는 기존의 게임 플레이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그리고 새로운 요소는 거의 추가하지 않으면서 건설한, 교묘한 옥상옥이다. <데스티니 2>는 어쩌면 거의 10년 만에 우리가 흔히 MMORPG나, 기타 ‘성장’을 추구하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동기부여 기술과 구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 장기적으로, 새로이 이 게임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의도한 효과를 발휘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운명의 경계>는 정말 <데스티니 2>에 절박하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는가? 신규 플레이어를 위한 몰입할 수 있는 튜토리얼, 친절한 콘텐츠 소개나 적절한 학습 커브, 기존 플레이어들을 들뜨게 할 흥미로운 캠페인과 본질적으로 새로운 게임 플레이 없이, <운명의 경계>는 너무 많은 것을 그저 ‘숫자’에 의존하고 있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은 차원문 같은 ‘친절한’ 시스템 없이도,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대체로 숫자 놀이에 불과한 빌드 빌딩 없이도 이 게임을 기꺼이, 길게는 수천 시간씩 플레이해왔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곤란하다. 만약 수호자들이 떠났다면 그것은 이 게임에 적절한 동기 부여가 없어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새로운’(그저 껍데기만 갈아끼운 무언가가 아니라) 놀이거리가 없고, ‘똑같은 것 또 하기’에 질렸기 때문일 것이다. 무책임한 발언일 수 있지만, 번지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어렵지만 그래도 명쾌한 해법 - 후속작 만들기라는 선택을 필요할 때 하지 않았고 이제는 ‘박수칠 때 떠날’ 타이밍 조차 놓친 채 그 이자만 지불하고 있다.

▲ 번지는 <데스티니 3>은 없을 것이며, <데스티니 2>의 라이브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제 와서 갑자기 <데스티니 3>가 공개될 확률은 극히 적다. 그럴 여력도 없을 것이고 - 기자 주
하나의 게임, 혹은 놀이가 영원히 플레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이 꼭 어떤 긍정적인 가치를 담보한다곤 할 수 없겠으나, 그 가능성은 아마도 규칙의 복잡성에 달려있을 것이다. 혹자에게는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으나, 역사적으로는 규칙이 간단하고 명확한 놀이의 수명이 더 길었다. 그 수많은 ‘공놀이’들은 물론이고, 각종 카드 게임부터 <테트리스>에 이르기까지, 단순명료하고 잘 만들어진 규칙이 자아내는 플레이의 명쾌한 아름다움은 세대를 넘나들며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켜왔고, 그렇게 게임은 계속 플레이됐다.
그런 의미에서, 무한한 제품 수명 주기를 꿈꾸는 수많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의 목표는 애초부터 달성 불가능한 몽상인지도 모른다. 매년, 혹은 매달, 혹은 매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변화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있어 ‘정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많은 경우 개발자들은 출시된 게임을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상당수는 그 목표를 달성하겠지만, 거기엔 어떤 필연적인 조잡함이 깃들곤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흔히 기술 부채라고 하는, 당장의 해결을 위한 선택이 미래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게임의 규칙과 플레이에 있어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데스티니> 프랜차이즈는 그런 부채와 조잡함, 그리고 그 해소를 위한 온갖 노력(해결 여부와는 무관하게)의 교과서적 사례이고, 그 사례집은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다.
물론 번지의 손에는 아직 패가 남아있다. ‘예언의 해’라 명명된 2025-2026 시즌, 게임에는 3개의 주요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고, 일반적인 개발 주기를 감안하면 이미 많은 부분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의 경계>가 보여준 방향과 성적은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개발사의 미래를 질문하게 만든다. <운명의 경계>는 몰락의 첫번째 표정이다.
- 반복 파밍의 강화
- 결국 '했던 것 또 하기'일 뿐인 콘텐츠
- 자잘한 장난거리로만 느껴지는 물질 섬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