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노티카> 시리즈를 개발한 언노운 월즈의 공동 창업자인 찰리 클리블랜드가 모회사 크래프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크래프톤이 언노운 월즈 경영진을 교체하고 <서브노티카 2>의 출시를 2026년으로 연기한 직후 나온 것으로, 게임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크래프톤의 언노운 월즈 인수부터 <서브노티카 2> 개발과 출시연기, 소송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다시 정리해봤다.
2021년 12월: 5억 달러 규모 인수 계약
사건의 발단은 202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래프톤은 콘솔 개발력 제고 및 서구권 공략 IP 확보를 위해 약 5억 달러(약 5,858억 원)에 언노운 월즈를 인수했다. 언노운 월즈는 유명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를 개발한 미국의 게임 개발사로, 당시 <서브노티카>의 모바일 이식과 함께 차기작 <서브노티카 2> 개발을 진행 중이었다.
당시 계약에는 특정 조건 달성 시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블룸버그 통신의 제이슨 슈라이어 기자 보도에 따르면, 이 보너스 규모는 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5년 7월 2일: 갑작스러운 경영진 교체 발표
크래프톤은 지난 2일 언노운 월즈의 리더십 교체를 발표했다. 시리즈 원작자인 테드 길, 찰리 클리블랜드, 맥스 맥과이어가 경영진에서 물러나고,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와 칼리스토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한 스티브 파푸트시스가 새로운 CEO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새로 취임한 스티브 파푸트시스는 베테랑 게임 개발자로, 과거 EA에서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를 역임했다. 이후 크래프톤의 산하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CEO로 활동하며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리댁티드> 개발을 이끌었다.

크래프톤은 "수십 년간 최고 등급의 게임 프랜차이즈 기획, 개발 및 제작 경험을 가진 파푸트시스가 <서브노티카 2> 개발에 새로운 활력과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한 대표는 "<서브노티카 2>에 대한 기대를 고려할 때, 우리는 플레이어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최상의 게임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게임 품질 보장과 개발 가속화를 위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퇴임하는 경영진들에 대해 "언노운 월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서브노티카> 시리즈의 원작자들이 게임 개발에 계속 참여하기를 바랐으나 그들의 다음 여정을 응원한다"고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경영진 교체가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25년 7월 10일: <서브노티카 2> 출시 연기 발표와 소송 제기
언노운 월즈는 지난 10일 <서브노티카 2>의 얼리 액세스 출시를 2026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트레일러와 함께 예고됐던 일정은 2025년 연내 출시였다. <서브노티카 2>는 현재 스팀 위시리스트 전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대작이다.
크래프톤은 출시 연기 사유에 대해 "게임의 방향이나 개발팀 구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첫 얼리 액세스 출시를 위해 조금 더 많은 콘텐츠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진행한 <서브노티카 2> 플레이 테스트에서 게임 속 환경, 생물, 스토리를 비롯해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았으나, <서브노티카 2>를 제대로 선보이기 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통찰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찰리 클리블랜드는 레딧을 통해 "크래프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를 고통스럽고 공개적으로 고소하는 것은 제 버킷리스트에 없었지만, 이 문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는 "<서브노티카>는 제 인생의 과업이었고, 저는 이 프로젝트나 이 프로젝트에 온 정성을 다한 훌륭한 팀을 결코 기꺼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핵심 쟁점: 2억 5천만 달러 보너스 회피 의혹
외신 블룸버그 통신의 제이슨 슈라이어 기자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크래프톤의 2억 5천만 달러 규모 보너스 지급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서브노티카 2>의 출시 연기가 이러한 보너스 지급 예정 시점 불과 몇 달 전에 결정된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임 스티브 파푸트시스 언노운 월즈 CEO는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크래프톤이 보너스 지급을 피하기 위해 출시를 연기했는지"에 대해 "좋은 질문이다. 이 주제에 대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인수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로서는 제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소송 제기 발표에서 "어나웃(earnout, 성과연동 인수대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맥스, 테드, 그리고 제가 모든 것을 저희만 챙기고 싶어 했다는 생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크래프톤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저희는 전통적으로 수익을 팀과 공유해 왔고, 스튜디오를 매각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나웃/보너스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이 훌륭한 게임을 여러분께 선보이기 위해 애써주신 팀원들의 노고에 대한 보답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클리블랜드는 "자세한 내용은 결국 공개될 예정"이라며 "여러분 모두 전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글로벌 게임 기업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인수 시 원작자들의 창작 의지와 모회사의 사업적 판단이 충돌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라며 "특히 성과연동 보상 시스템이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 크래프톤 측은 현재까지 이번 소송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원작자들의 소송 제기로 인해 <서브노티카 2>의 개발 과정에서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법적 분쟁이 <서브노티카 2>의 개발 일정과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글로벌 게임 기업들의 인수합병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