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디게임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시작됐다. 오진욱 팀장은 <리설 컴퍼니>와 <발라트로>, <스케줄 1> 등 깜짝 흥행에 성공한 1인 개발 게임의 이름들을 거명했다. 이러한 게임들은 대중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한 사례가 되었고, 기존의 '감각' 중심의 의사결정 방식이 가진 한계를 짚었다.
이 '감각'은 아직 한국 게임 업계에서 주효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오 팀장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기존 게임 업계가 머니볼 이전의 메이저리그처럼 여전히 직감과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게임 산업에 빌리 빈(Billy Beane)이 되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이런 게임(스팀에서 성공하는 게임)을 사전에 알아볼 수는 없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문제의식은 팀의 연구 방향을 정립하게 했다.

오진욱 팀장은 흥행 예측 AI가 기존 의사결정 방식과 구분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전방위 빅데이터 수집 △객관적 추론 구조 △시뮬레이션 기반 평가를 제시했다.
그는 "게이머들은 자기조차 어떤 게임을 좋아할지 모른다. 그걸 시뮬레이션으로 가시화할 수 있다면, 게임 개발의 기획단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은 넥슨코리아가 내부적으로 사용 중인 AI 모델의 설계에도 반영됐다.
발표에 따르면, 넥슨 게임 밸류에이션 팀은 수십만 개의 스팀 게임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환경, 게임 장르, 콘텐츠 구조, 유저 평가, 마케팅 수준 등을 변수로 구성한 ‘가상 게임 시장 시뮬레이터’를 구축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풋볼 매니저>나 <시티즈 스카이라인>처럼 실제를 모사한 시뮬레이션 게임"에 빗댔다. 넥슨은 "거대한 가상 실험실"을 만들어 게임의 흥행 여부를 모델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오 팀장은 실제 모델 설계의 방법론을 설명했다. 모델 설계에서 넥슨은 전통적인 통계 기반 예측 모델인 GBM(Gradient Boosting Machine)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혼합 운용 전략를 채택했다. GBM은 예측의 안정성과 해석력이 뛰어나지만 정성적 요소 반영이 어렵다. LLM은 다양한 데이터를 포괄할 수 있으나 비용과 일관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오 팀장은 "한쪽 모델이 잘 못 보는 영역을 다른 모델이 보완한다"는 방식으로, 팀은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 AI들을 협업적으로 운용하며 ‘게임 출시 후 월별 예상 수익률’을 포함한 정량적 리포트를 생성해내고 있다. 그는 "단순한 예측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인 게임 기획을 가능케 하는 레이더망"이라고 이 모델을 평가했다. 기존 게임계에서 금기시되던 아이디어가 AI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해 재조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에서 알파고가 33수를 뒀을 때 모두가 놀랐지만, 그것이 가능성을 열었다. 게임 업계에도 그런 알파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도 어디선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인생 게임이 있을지 모른다"며, 머니볼 사례처럼 "저평가된 스캇 해티버그(Scott Hatteberg) 같은 게임들이 시장에서 기회를 얻도록 돕고 싶다"고 말한 뒤 발표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