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스토리를 성인물에 빗대며 "있어야 하지만 중요하지는 않다"던 존 카맥의 유명 발언, 그 반대 극단에는 개발자 히데오 코지마가 있을 것이다. 자신을 다른 어떤 호칭보다 '감독'이라 칭하길 바라는 그는 단연코 게임업계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코나미의 <메탈기어>로 잠입 액션의 기틀을 세워 <메탈기어 솔리드>까지 프랜차이즈화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 바로 그다. 이뿐 아니라 주제 의식을 게임플레이에 '연결'시키는 개발 철학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그가 이룩한 성취와 무관하게 그의 개발 스타일에 대한 불만 또한 왕왕 제기되어 왔다. 그가 '감독'한 게임은 대체로 유장한 컷씬과 현학적인 수사, 소설의 인용과 독특한 설정으로 가득차 있다. 이 탓에 그의 커리어와 게임 디자인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 중에서도 그의 스토리텔링에 피로함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시쳇말로 '빠와 까를 미치게 하는' 감독 히데오 코지마는 2015년 코나미로부터 (여러 사정 끝에) 독립(당)했다.
그 뒤 그가 사실상 전권을 가지는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데스 스트랜딩>에서도 그러한 게임 철학은 유감없이 확인됐다. 어드벤처게임 <데스 스트랜딩>은 미증유의 사고로 인해 절멸의 위기에 놓인 인류를 구하기 위해 물자를 배달하고, 서로를 연결하면서 '힉스'라는 이름의 메인 빌런과 맞서는 설정을 지닌 게임이다. '샘 포터'(샘)는 문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미국을 전역에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그를 방해하는 괴물 'BT'(Beached Things)를 비롯한 온갖 방해물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게임은 코지마 감독의 연출 스타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제시했다. 노먼 리더스, 레아 세이두, 길예르모 델 토로 등 걸출한 영화인들의 출연은 화제를 더했다. 게임 장르 측면에서도 배달과 연결을 하나의 게임으로 엮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출시 시점이 코로나19로 봉쇄가 일상이 되던 때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덩달아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몇 가지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추가된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으로부터 4년 만에 돌아온 <데스 스트랜딩 2: 온 더 비치>(이하 부제 생략)는 1편에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그답게, 2편 또한 적지 않은 세간의 관심 속에서 개발이 완료되었다. 기자는 출시 목전에 빌드를 미리 플레이하고 리뷰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다.

※ 주의: 본 기사에는 <데스 스트랜딩 2>의 줄거리, 캐릭터,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스포일러 경보를 별의 형태로 보여드립니다. 별이 적으면(★) 스포일러가 적고, 별이 많으면(★★★★★) 스포일러도 많습니다. 별은 각 중제가 시작하기 전에 표기해 두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종합 평가는 최하단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 알림: 갑작스러운 사무실 정전으로 기사 내 사진은 모두 SIE가 제공한 공식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 2: 온 더 비치
출시일: 2025-06-26
개발사: 코지마 프로덕션
유통사: SIE
출시 플랫폼: PS5
장르명: 액션 어드벤처
리뷰 플랫폼: PS5
리뷰 버전: 출시 전 리뷰 코드
SIEK(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로부터 사전 빌드를 받아 체험한 결과, 게임플레이의 본질적 측면에서 <데스 스트랜딩 2>는 1편과 아주 크게 다르지 않은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총을 든 무장강도들이 지키고 서 있으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물건을 배송하는 것이 이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이다.
플레이어는 샘을 움직여 화물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배송해야 한다. 이 단순한 로직의 늪은 1편을 성공적인 게임으로 만들었다. 이 로직으로 플레이어는 수십 시간을 두 곳(멕시코, 호주)의 오픈월드에 빠지게 된다. 2편에서는 인간형, BT형, 후술할 유형 등 다양한 적 종류가 등장하는데 코지마 스타일로 잠입 액션의 형태로 해결해도 되고, 총을 들고 적 기지를 몰살하는 형태로 해결해도 된다. 액션/전투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중제를 통해서 설명할 텐데, 뭐가 됐든 샘은 화물을 옮겨야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던 바로 그 배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
전작과 마찬가지로 지난한 배달의 과정 중간중간에 떨어져있던 두 지점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게 된다. 이것도 전작의 플레이어라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이다. 무거운 짐을 운반하면서 BB 패드의 아기를 안전하게 모시는 것 또한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들어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BT에게 노출되면 아기의 민감도가 올라가고, 적절한 때 우는 아이를 달래지 않으면 샘의 스트레스가 쌓여 BT를 감지할 수 없게 된다.
샘이 운송하는 화물의 종류는 일정하지 않고 다양하다. 우리의 주인공은 피자부터 유독물질까지 종류와 무게를 가리지 않고 배달에 나서며, Q-피드라는 특수 목걸이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을 잇는 '카이랄 네트워크'를 개통한다. 배송 결과에 따라서 각 거점의 관리자들은 플레이어에게 '좋아요'를 눌러줄 뿐 아니라, 연결에 대한 각종 보상(강화된 아이템, 업그레이드 기능 등등)을 얻게 된다. 한국의 유명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출시 전에 알려진 것과 같이 배우 마동석이 물류센터의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물건을 옮기면 전부인 게임이지만, 그 과정은 전편 이상으로 고되다. 이번에 샘은 전편에서 마저 연결하지 못한 멕시코의 남은 지역을 모두 연결하게 되며, '플레이트 게이트'라는 일종의 차원문을 타고 넘어가 호주 대륙을 연결하는 미션을 맡게 된다. 그리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코지마 감독이 전 세계를 이으려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은 스포일러지만, 코지마 감독은 이 이야기의 실타래를 계속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운송수단이 해금되면 엄청나게 편해진다
몇 백 kg를 들고 호주 대륙을 건널 때, 플레이어는 환경 요소를 더 많이 신경써야 한다. 변화무쌍한 호주의 기후는 플레이어의 배송을 더 어렵게 만든다. 타임폴(비)이 내리면 강물이 불고, 사막에는 모래바람이 불어 시야를 가리며, 높은 곳에서는 산소 부족을 조심해야 한다. 밤이 되면 시야가 더 어두워지고, 지진 경보가 울리면 산사태가 일어나 플레이어가 타고 있는 트럭을 덮칠 수 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운송하던 화물의 내구도가 완전히 떨어지면, 해당 미션은 실패로 간주되기 때문에 전편처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길을 뚫어내면서, 동시에 자연환경을 두루 살피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산불을 피해서 야생동물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미션도 있다. 오드라덱 스캔은 시야를 밝히거나 위험 요소를 판별할 때 쓸 수 있다.
기자는 사전 체험 빌드로 게임을 플레이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모드로 <데스 스트랜딩 2>를 플레이해야 했다. 따라서 이 게임이 자랑하는 비동기 멀티 플레이에 대해서는 쓸 수 있는 문장이 많지 않다. 비동기 멀티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고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 문제는 없으나 다른 포터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몇몇 구간을 더 쉽게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싱글플레이로도 확인되는 점은, <데스 스트랜딩 2>에서는 전작보다 훨씬 더 많은 구조물들을 설치할 수 있으며, 설치한 오브젝트는 타임폴 등의 영향을 받기 전까지는 다른 포터가 사용할 수 있게 계속 설치된 상태로 유지된다. 전편보다 훨씬 다채로운 환경적 변화 속에서 비동기 멀티 플레이는 훨씬 더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호주 산불도 게임 속에 오마주됐는데, 산불이 터지면, 앞서 설치된 기물은 모두 사라진다.
한편 게임 메인 과제 중에는 두 지점을 모노레일로 연결하는 미션이 있다. 이 모노레일로 각종 물자와 차량은 물론 플레이어 자신까지 옮길 수 있다. 호주 대륙은 모노레일뿐 아니라 집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고 게임의 진행도에 따라서 함선 DHV 마젤란을 이용한 순간이동이 가능하다. 종장으로 가면 갈수록 게임에 순간이동 옵션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중간에는 온천을 이용한 순간이동 또한 있어 처음 플레이하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극할 것이다.

(무기는 아니지만...) 2편의 신무기 모노레일은 메인 스토리를 하면서도 꽤 탈 일이 많다
배달 과정에 관한 소개를 마치기 전에 꼭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풍경 그래픽이다. 데시마 엔진으로 빚어낸 멕시코와 호주의 풍경은 PS5 환경에서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미적 만족감을 준다. 전편처럼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면 BGM이 깔리면서 장관이 펼쳐지는데, 이때 성취감은 전편 이상이었다.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영상'미가 떠오르는 수준인데, 필경 PS5 프로와는 더 잘 어울릴 것이다.

플레이어는 변화무쌍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미션 전에 준비를 위한 툴킷이 마련되어 있다
<데스 스트랜딩 2>에서는 전투 디자인의 발전이 눈에 뜨인다. 플레이어는 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NPC로부터 대략적인 브리핑을 받게 된다. 설명을 들은 뒤에, 지도 위에 마커를 표시하면서 어떤 루트로 갈지 정할 수 있다. 지도 위에는 '여기 BT가 자주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음', '이곳의 BT는 기존의 BT와는 다른 유형으로 확인됨', '도둑들이 버티고 있다' 같은 정보가 확인된다.

1편 유저라면, 2편을 했을 때 단박에 전투의 진일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입맛에 따라 메타를 선택할 수 있다. 특정 미션에서는 잠입이, 특정 미션에서는 전투가 권장되는 듯하다. 적을 죽이지 않아야 하는 미션에서 적을 죽였을 경우 그 시신을 안전하게 처리해야 하는 요소가 업데이트됐다. 만약 플레이어가 그 시신을 처리하지 않으면, '좋아요'가 1000개 차감되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존재 소멸로 인한 폭발 현상인 보이드 아웃을 막기 위해서 인간형 적은 스트랜드(기절용 밧줄)이나 볼라 건으로 비살상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작에서 뮬이 쓰던 전기가 흐르는 장봉은 이제 샘이 주워서 반대로 적에게 던질 수 있다.
전편에서 모종의 각성을 이룬 샘은 이제 BT의 형태를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도 업그레이드에 따라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할 건지, 맞서서 일전을 취할 건지를 고를 수 있다. (물론 중간 이상의 난이도를 선택했다면, BT 경보가 울리는 즉시 블러드 그레네이드를 꺼내면서 전투를 준비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휴먼형 적에게 알맞은 무기와 BT형 적에게 알맞은 무기가 구분되며 게임 진행에 따라서 해금을 할 수 있다. 새로운 NPC 돌맨을 던져서 항공 뷰로 적의 기지를 전부 체크하고 적의 숫자를 미리 헤아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당연 잠입 요소는 그대로 계승됐다
강화된 전투를 뒷받침하는 것은 APAS 인핸스먼트(강화)다. 샘 같은 포터를 위한 편의 프로그램이었던 APAS에서는 이제 전투, 은신, 서비스 정신 별로 특성을 강화할 수 있다. 총탄의 발사 속도를 끌어 올리거나, 탄약 대미지를 강화하고, 무게 한도를 확장하는 데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선택했떤 강화 내용 또한 손쉽게 초기화할 수 있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는 스킬트리를 채택한 싱글플레이 액션 RPG의 성장감을 연상케 한다.
전작이나 이번 작이나 핵심은 배달로, 전투는 선택 사항이지만 2편에서는 특히 '전투'에 방점을 찍은 느낌이다. 전작보다 훨씬 더 많이 빌런(들)과의 일전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싸우거나, 고스트 메크라는 기계형 적들은 분신술을 쓰거나 유도탄을 날려온다.헤비 머신건을 들고 난사하거나, DHV 마젤란으로부터 지원사격을 받거나, 기타를 무기로 삼는 등 전작보다 액션의 비중은 훨씬 강화됐다.
배송 없이 아예 전투로만 구성된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파훼법은 직접 플레이를 통해 찾아보기를 바란다. <메탈기어 솔리드>의 셀프 오마주 또한 잔뜩 묻어나는 페이즈가 있다.

보스전 액션 요소가 꽤 강화된 인상. 약점 집중 타격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적 AI의 발전도 체감 가능

자식, 맛 좀 봐라... / 6명의 적 중에 1명을 처치했다.
<데스 스트랜딩 2>에는 브리지스 대신에 새로운 민간조직 드로브리지가 등장한다. 익명의 후원자에게서 막대한 후원을 받은 프래자일은 (미국 입장에서) 외국인 멕시코와 호주에서 원활하게 작전을 전개하기 위해 민간기업을 설립하고, 연결 사업을 진행한다. 게임의 중반부는 샘이 동분서주 분투하며 마젤란의 승조원을 찾는 영웅담의 전형으로 채워져 있다.
이 마젤란에서는 전작에서 프라이빗룸이 제공하던 거의 모든 편의 기능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승조원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다. 호주 전역을 네트워크로 잇는 전초기지 역할이 마젤란에게 주어졌는데 코지마 스타일대로 너무 진지하지 않게 이야기를 틀어버리는 유머 캐릭터들의 존재가 있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타르의 불균형으로 마젤란호의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빈번한데, 항해-순간이동 요소에 적응할 무렵에 딱 그런 제약이 나타나면서 플레이어를 월드로의 탐험에 집중시킨다. 픽업 트럭이 해금되고, 픽업 트럭에 여러 파츠가 해금되면 필드에서의 모험이 더 쉬워지고 의뢰 - 배달 - 전투 - 완료의 구조가 정형화되는 느낌은 있다. 이때 강화된 마젤란의 기능을 만끽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가 해금되기는 하지만, 특유의 장황한 컷씬 탓인지 그 효능감을 누릴 시간은 적다.

마젤란호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데스 스트랜딩 2> 마젤란의 앞에 붙는 DHV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있다
주인공 샘이 호주의 네트워크를 연결할 때마다, 각 승조원들은 서로 우정을 쌓고 연대를 통해 서로 치유하는 과정을 만들어 나간다.
일례로 레이니는 스틸 베이비를 품고 있는 임신 여성으로 밖에 나갈 때마다 비를 흩뿌리는데, 비를 타임폴로 부정적으로 여기는 세계에서 그녀는 배척의 대상이었지만 드로브릿지의 일원이 되며 산불을 진압하는 등 제 역할을 찾는다. 상실의 고통을 지울 수 없었던 프리자일 역시, 마젤란의 선장으로 일하면서 샘의 '연결'을 궁극적으로 돕는다.
코지마 감독이 추구한 연결이라는 가치가 드로브릿지와 마젤란호를 통해서 조금 더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인상이다. 다만, <데스 스트랜딩 2>는 후술할 스토리텔링 요소에서 작가 자신의 벽을 넘지 못한 인상이다.

강력한 힘을 숨기고 있는 투모로우

시공간을 뛰어넘는 차원문이 열리고, 게임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데스 스트랜딩 2>는 전편만큼 긴 이야기를 자랑하고 있다. 백과사전 기능을 수시로 열어볼 수 있어 쏟아지는 개념어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한다. 다만, 기자에게는 게임의 이야기 전달 방식에 의문 부호가 좀 크게 남는다.
먼저 닐 바나. 마젤란이 운행을 못할 때, 샘은 타르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위상을 이동해 정체 불명의 남성과 세 차례 겨루게 된다. 앞서 언급한 <메탈기어 솔리드>의 오마주 액션 시퀀스로, 뜬금없는 감이 있으며 뒤에 가서 '사실은 이렇습니다' 식으로 수습이 된다. 특별한 예고 없이 등장해 샘을 공격하더니, 대뜸 루를 잘 부탁한다며 부성애를 공유하고, 에필로그 단계에서는 긴 컷씬을 노출시킨다. 그렇게 따라가야 할 이야기의 결을 잃게 만드는 인상이다.
아무쪼록 닐 바나의 등장은 후속편이 액션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 정도로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닐과 루시, 샘의 삼각관계(?), 아울러 따라붙는 '누가 루의 아버지인가' 등의 문제 따위는 전체 게임에서 매력적인 디자인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힉스와 비슷한 방해자 측에 있던 닐이, 데스 스트랜딩이 일어난 후 세계를 복원하려는 샘 일당에게 '이미 상실한 대상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랬다'라고 컷씬으로 '퉁' 치려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다.

새로운 캐릭터 닐 바나는 '니르바나'라는 차원으로 샘을 이끈다
아울러 게임은 클라이막스에 접어들면서 연신 ‘웃기기’를 선택한다. 적게는 30시간에서 많게는 50시간 이상 소요하며 달려왔을 결말부에서 코지마 감독은 뮤지컬 무비풍 노래를 두 번이나 집어넣는다.
'사실은 이렇습니다'가 3번(호주를 연결시키려는 프레지던트는 누구인가, 익명의 후원자는 누구인가, 사무라이는 누구인가) 연속 쏟아지는데, 이 중요한 기점에 유머러스한 노래와 춤이 나오면서 맥을 끊는다. 이 또한 다분히 의도된 것이었으나, 게임이 추구하는 컷씬의 분량이 결코 짧지 않다 보니 긴장의 '스트랜딩'이 풀려버리면서 역효과가 꽤 크게 다가왔다.
게임은 예상대로 라스트 스트랜딩을 일으키려는 힉스와 이에 맞서는 샘의 보스전으로 흘러간다. 페이즈를 거듭할수록 힉스는 샘을 향한 공격 수위를 강화하는데, 여기에서도 대뜸 웃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고집인지 무엇인지 짚기 어려웠다. 마지막의 마지막은 횡스크롤 격투 게임 인터페이스를 본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격투 중에서 두 캐릭터는 무려 기타 솔로로 서로를 제압한다. 기타 솔로를 하려고 스킬트리를 쌓고, 레벨을 올리면서 수십 시간 달려왔단 말인가? 솔직히 이 힘겨루기는 웃기지도, 멋있지도 않았다. 기타 솔로에서 이겨도, 그 뒤에 수십 분 이상의 컷씬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했던 입장이다 보니 아쉬움은 더욱 컸다. 줄이 너무 풀려서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는 기타 선율 같았달까?
우리는 연결되어야 했을까 — 라는 질문에, 막무가내로 연결되어 힘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샘은 샘대로 힉스는 힉스대로, 새 인물 닐은 닐대로 자신의 복수심과 분노를 가지고 게임의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었다. 게임이 내놓는 답 또한 결국 ‘연결 좋아’에 그친다.

힉스는 여전히 샘의 여정을 방해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묻게 된다.
<데스 스트랜딩 2>는 전편보다 진일보된 배달-액션 게임으로 코지마 감독의 팬에게 만족스러울 만한 게임이다.
플레이타임 측면에서 타 게임이 추종을 불허하는 분량을 자랑하며, 멕시코의 험준함과 호주의 변화무쌍한 배경은 도전심을 자극한다. 고생 끝에 도착한 목적지 앞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연출은 흥을 돋구고,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어울리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게임을 매듭짓는 과정에서 기자 개인이 느끼는 아쉬움이 분명했다. 그러나 <데스 스트랜딩 2>는 그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 만큼 '내일'이 기다려지는 게임이다.
데스 스트랜딩 2: 온 더 비치
8.2
/10
한줄평
집을 나와서 (고생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게임... 내일이 기다려지는 배달+액션
장점
- 진일보한 전투 시스템
- 높아진 유저 편의성
- 유장한 컷씬, 배우/성우의 명연기
단점
- 맥을 끊는 유머코드
- 공감 가지 않는 몇몇 캐릭터
- 유장한 컷씬, 다음을 위해 얼마나 참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