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넘은 시리즈인 마리오 카트.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의 특성 상 마치 자전거 타는 걸 배우듯 입문이 까다롭지 않으면서 한 번 익히고 나면 새로운 시리즈가 나와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정규 타이틀만으로도 열 한 번째 시리즈인 이번 <마리오 카트 월드> 역시 스위치 2의 론칭 타이틀이지만 이미 고수들이 많은 게임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스위치 2부터 있어야 할 거 아니냐는 볼멘 소리를 하실 수 있지만 스위치 2를 구매하셨든 구매를 예정하고 계시든 아직 전용 타이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리오 카트 월드>가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피지컬의 영역은 넘지 못해 고수가 되진 못했지만 나름 위(Wii) 버전부터 15년 넘게 <마리오 카트>를 좋아해 온 플레이어로서 이번 시리즈는 어떤 게임인지 찬찬히 짚어 보겠습니다. /작성=깐(게임 리뷰어),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마리오 카트 월드
출시일: 2025-06-05
개발사: 닌텐도
유통사: 닌텐도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2
장르명: 오픈월드 레이싱
리뷰 버전: 정식 발매 버전

위유(Wii U)와 스위치 1의 필구 타이틀 자리를 도맡았던 <마리오 카트 8>과 디럭스 버전에 비해 <마리오 카트 월드>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역시 레이싱 코스입니다. 이름의 '월드'에 걸맞게 이번 시리즈의 맵들은 하나의 넓은 지역의 한 부분을 담당하며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네 개의 코스를 이어서 달리는 기본 모드인 '그랑프리'에서도 출발선과 결승선이 있기는 하지만 하나의 코스처럼 연결됩니다. 같은 코스를 여러 번 도는 서킷은 줄어들고 매 바퀴가 다른 장소로 이어지는 코스가 많아지기도 했는데, 각 코스 안에서도 달리다 보면 풍경의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전환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전작의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에서 모험을 하는 기분을 주는 한층 동화 같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이 됐습니다. 코스 중간중간의 아이템 드롭이나 연출도 다채로워졌고요.
특히 초대작부터 시리즈마다 스페셜컵의 마지막 코스로 대미를 장식하는 '무지개 로드'는 그야말로 역대 최고로 멋집니다. 달리면서 몇 번이나 감동하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이 코스를 달리기 위해 게임을 구매해도 될 정도라고 봅니다.

그랑프리의 코스들은 특정 지역 안에서 이어진다.

시리즈 대대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지개 로드'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주행 코스의 규모도 부쩍 넓고 상쾌해졌습니다. 글라이더를 타고 활공하고 점프대를 밟고 오르는 걸 넘어 질주해서 하늘로 솟아오르기도 하는 등 스케일이 굉장히 커졌습니다. 메인 길만 달린다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름길과 점프대 뿐 아니라 레일을 타고 벽을 활용하며 다른 탈것에 올라탄다든지 하는 선택지가 많아져서 얼마나 길을 파악하느냐에 따라 더 재밌어집니다.
NPC나 다른 숙련된 플레이어들이 달리는 걸 보며 길을 파악하더라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 지름길 역시 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에 훈련의 필요성도 더욱 높아졌는데요. 캐주얼한 게임에서 숙련도를 요하는 주범은 바로 점프입니다.

스케일이 엄청나져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코스도 종종 등장한다.
전작은 일부 무중력 구간에 들어가면 바퀴가 달라져 자연스럽게 벽을 타고 레일을 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점프대 등 자동으로 점프가 되는 구간 외에도 아무 때나 점프를 할 수 있습니다. 점프키를 길게 눌렀다 떼면 높게 점프하는 건데 이걸 이용해 레일과 벽에 올라탈 수 있습니다. 이때 다시 점프해 대시를 할 수 있어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필수적인 스킬이죠. 주행 선택지도 대폭 늘릴 수 있고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적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으니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다만 점프를 하려다 방향키를 먼저 눌러 드리프트가 써질 때도 많고, 특정 코스로 부드럽게 달리려면 꽤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해 연습을 많이 해 봐야겠더라고요.

새로 생긴 차지 점프의 활용은 숙련자도 까다롭게 느껴지지만
모두가 초심자가 되어 배우는 스킬이니 지금이 입문 최적기일지도.
넓어진 길과 공간만큼 참여 인원도 12명이 아닌 24명으로 두 배가 돼 북적북적합니다.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임이다 보니 주고 받는 아이템의 수도 늘어 훨씬 요란해졌고요.
아이템의 종류도 더 많아졌습니다. 점프가 주력인 시리즈답게 '깃털' 아이템으로 차지 없이 바로 점프를 할 수 있는데 다양한 활용법이 있지만 라이벌을 뛰어넘으면 코인을 뺏을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개의 망치를 직선으로 던져 라이벌의 카트를 뒤집는 '해머', 기존의 '슈퍼스타'와 비슷하게 빨라지면서 번개 등의 피해에 무적이 되고 라이벌을 짓밟을 수 있는 '거대버섯', 라이벌을 공격하면서 코인을 떨어뜨리는 '골드등껍질', '파이어플라워'처럼 투사체를 던져 라이벌의 카트에 스핀을 걸지만 얼음이라는 점이 다른 '아이스플라워', 코스에 이상한 현상을 일으키는 '마귀' 등 활용할 게 많아졌습니다. 달리다 보면 가끔 만날 수 있는 '대시푸드'는 대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캐릭터의 코스튬을 바꿔주기도 하고요.

점프를 바로 할 수 있는 '깃털'을 비롯해 여러 가지 아이템이 추가됐다.

'요시즈'에서 드라이브 스루로 먹을 수 있는 '대시푸드'는사용 즉시 대시가 발동되며 신규 코스튬을 얻을 수도 있다.
이번 게임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하나가 이 코스튬입니다. 먼저 캐릭터는 60여 종으로 배경이나 NPC로 등장하던 캐릭터들도 대거 추가됐습니다.
'데이지'와 '쿠파주니어' 등의 주요 드라이버 캐릭터는 그랑프리를 완주해서 해금하고, 다른 캐릭터들은 주행 중 마귀 아이템의 효과로 얻게 되기도 하죠. 이 캐릭터들의 스킨인 코스튬은 앞서 소개한 대시푸드로 변신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변신을 하고 나면 캐릭터 선택창에서 고를 수 있게 되고요. 코스튬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와 수집 현황은 캐릭터 선택 메뉴의 실루엣으로도 짐작할 수 있지만 맵에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색깔놀이만 있던 요시가 이번엔 색은 물론 온갖 직업까지 얻었다!

너무 예쁜 수영복 데이지.
수집하는 과정 자체가 레이스 중의 재미와 완성의 성취감도 주지만 모든 코스튬들이 정말정말 귀엽고 각양각색이라 새로운 걸 얻을 때마다 너무 즐겁더라고요. 저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가벼운 무게로 매번 이리저리 치여도 무조건 요시만 플레이 하는데 코스튬 때문에 이번엔 처음으로 다른 캐릭터들도 플레이 하게 됐습니다.
차량도 언제나 스탠다드 바이크나 동일 성능의 바이크만 타는데 이번에는 바퀴와 글라이더의 세부 선택 없이 차량만 고를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코스튬에 따라 차량 디자인이 달라지기도 해서 이것 또한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NPC와 배경으로만 등장하던 캐릭터들도 드라이버 캐릭터가 됐다.

코스튬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과 획득 현황은 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퀴를 따로 선택하지 않고 차량만 고를 수 있게 됐지만
코스튬에 따라 차량의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모드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있습니다. 주행 코스들만 이어진 게 아니라 정말 오픈월드로 구현된 맵에서 달릴 수 있기도 합니다. 메뉴에서 언제든 진입할 수 있는 '프리 런'은 '되돌리기' 기능까지 있어 정말이지 닌텐도의 포르자 호라이즌처럼 느껴집니다. 그만큼 오픈월드의 달리는 즐거움을 닌텐도다운 감성으로 구현한 건데요.
20분 정도에 하루를 담아 밤낮이 바뀌기도 하고 지역의 기후에 맞춰 날씨가 달라지기도 해서 달리면서 하늘을 보고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 마리오 카트 시리즈는 레이스 중 들리는 음악으로도 대단한 게임인데 이번 시리즈는 무려 200여 곡의 음악이 수록됐다고 하더라고요.

망원경으로 지역의 수집품을 대략 둘러볼 수 있다. 멀리 이어진 코스들도 슬쩍 보인다.
고정 코스를 달릴 때 들리는 음악들도 좋지만 프리 런에서 들려오는 음악들은 하루 종일 틀어놔도 좋을 만큼 감미롭습니다. 닌텐도 게임들의 다양한 음악들이 풍성하게 더해진 악기들의 소리로 부드럽게 울려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달리는 즐거움이 있죠.
오픈월드를 채우는 콘텐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P 스위치를 누르면 시작되는 챌린지 코스, 각 지역의 수집 요소인 물음표 패널, 도전적인 경로에 놓여 있는 피치 메달, 닌텐도의 황금고블린이 된 톳텐과의 술래잡기 등 레이싱 코스 외에도 구석구석을 달릴 가치가 있죠.

P 스위치를 누르면 챌린지 모드로 전환된다. 마음껏 재시도 할 수 있고 완료하면 지도에 기록이 남는다.

하나 같이 획득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피치 코인들. 피치 코인을 노리다 보면 점프 만숙이 될 것만 같다.
그래도 되돌리기 기능이 있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다.
여유롭게 혼자 즐길 수 있는 '프리 런' 모드 외에도 이번 시리즈에 야심 찬 추가 모드가 있으니 바로 엄청나게 왁자지껄한 '서바이벌 모드'입니다. 역시 24명이 달리며 배틀로얄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데요. 랠리 코스의 체크포인트마다 일정 등수의 기준이 있고 등수에 들지하면 탈락하게 됩니다. 살아남으면 네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 달려 순위를 정하죠.
짧은 시간 안에 특정 등수가 되어야 하니 엎치락뒤치락이 심한 등 이 모드는 매우 다급하며 긴박합니다. 사실 해 보기 전엔 어차피 계속 달리면서 순위를 정하는 레이싱인데 얼마나 다를까 싶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도파민이 솟구치더라고요. 한 두 번의 역전의 기회가 있는 기본 모드와 달리 수시로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 보니 달리는 내내 집중이 상당히 많이 됐습니다. 아이템도 더 활발하게 쓰이고 언제 어느 위치에 쓸지 더 중요했고요.
게임이 익숙하지 않아 꼴찌만 하는 초심자라면 그랑프리 모드에서 먼저 연습을 해 보는 게 가장 좋지만 당장의 재미를 노린다면 서바이벌 모드를 먼저 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주행 실력과 코스 이해도가 받쳐줘야 하지만 꼴찌를 면하기도 쉽고 운에 기대어 볼 수도 있으니까요.

20, 16, 12, 8, 4등까지만 통과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가 이어지는 서바이벌 모드.
기존 레이싱 방식에 배틀로얄 룰을 적용했다.

20등까지만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이 코앞에 보인다.
<마리오 카트 월드>는 스위치 2의 기기 성능에 힘 입어 훨씬 넓고 세세하며 떠들썩한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그래픽이야 이전 기기에서도 만족스러웠지만 자글자글한 느낌이 전혀 없어졌고 알록달록하며 역동적인 연출도 많아졌습니다.
이미 완성도가 좋은 시리즈인 데다 변화를 줄 부분이 많지 않은 레이싱 장르의 특성 상 이번 변화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입지부터도 꽤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온라인에 지쳤을 때 혹은 언제든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프리 런' 모드를 더함으로써 더 자주 켤 만한 게임이 됐으니까요. 레이싱 게임다운 속도감은 '서바이벌 모드'로 한가득 채우면서 말이죠. 또 일종의 업적 개념으로 온라인에서 이름표에 달 수 있는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도 작지만 간과하기 어려운 변화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인물이 많은 게임을 선뜻 구매하기엔 고민이 되는 분들을 위해 조언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마리오 카트>만큼 쉽게 잘해질 수 있는 게임은 흔치 않으니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구매하셔도 좋다고요. 딱 한 가지만 더, 다른 게임을 하면서 카드팩 교체하기 귀찮으니 이 게임만큼은 디지털 버전을 고르시면 됩니다.
마리오 카트 월드
8.8
/10
한줄평
스케일을 키우고 콘텐츠를 채워낸, 시리즈의 진화
장점
- 광활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코스의 디자인
- 점프를 활용한 다채로운 주행 선택지
- 수집 욕구를 일으키는 매력적인 코스튬
- 박진감 넘치는 서바이벌 모드
- 이전보다 게임을 더 찾게 만들어 줄 프리 런 모드
- 벅찬 감동을 주는 황홀한 무지개 로드
김가은(깐) - 게임 리뷰어
폭 넓은 장르의 게임에서 다양한 경험을 찾고자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과 영상을 남겨 오고 있습니다.
